19일차 (창세기 22장 ~ 창세기 24장)
예루살렘 구시가와 성전 산 일대를 하늘에서 본 모습, 2013년 촬영, Godot13, CC BY-SA 4.0
본문
창세기 22장
-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그를 부르시되 아브라함아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
- 제삼일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그 곳을 멀리 바라본지라
- 이에 아브라함이 종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서 기다리라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예배하고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 하고
- 아브라함이 이에 번제 나무를 가져다가 그의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과 칼을 손에 들고 두 사람이 동행하더니
-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이삭이 이르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가서
- 하나님이 그에게 일러 주신 곳에 이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
-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이르시되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
-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두 번째 아브라함을 불러
- 이르시되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도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
- 또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 이는 네가 나의 말을 준행하였음이니라 하셨다 하니라
- 이에 아브라함이 그의 종들에게로 돌아가서 함께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거기 거주하였더라
- 이 일 후에 어떤 사람이 아브라함에게 알리어 이르기를 밀가가 당신의 형제 나홀에게 자녀를 낳았다 하였더라
- 그의 맏아들은 우스요 우스의 형제는 부스와 아람의 아버지 그므엘과
- 게셋과 하소와 빌다스와 이들랍과 브두엘이라
- 이 여덟 사람은 아브라함의 형제 나홀의 아내 밀가의 소생이며 브두엘은 리브가를 낳았고
- 나홀의 첩 르우마라 하는 자도 데바와 가함과 다하스와 마아가를 낳았더라
창세기 23장
- 사라가 백이십칠 세를 살았으니 이것이 곧 사라가 누린 햇수라
- 사라가 가나안 땅 헤브론 곧 기럇아르바에서 죽으매 아브라함이 들어가서 사라를 위하여 슬퍼하며 애통하다가
- 그 시신 앞에서 일어나 나가서 헷 족속에게 말하여 이르되
- 나는 당신들 중에 나그네요 거류하는 자이니 당신들 중에서 내게 매장할 소유지를 주어 내가 나의 죽은 자를 내 앞에서 내어다가 장사하게 하시오
- 헷 족속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 내 주여 들으소서 당신은 우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시니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우리 중에서 자기 묘실에 당신의 죽은 자 장사함을 금할 자가 없으리이다
- 아브라함이 일어나 그 땅 주민 헷 족속을 향하여 몸을 굽히고
-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나로 나의 죽은 자를 내 앞에서 내어다가 장사하게 하는 일이 당신들의 뜻일진대 내 말을 듣고 나를 위하여 소할의 아들 에브론에게 구하여
- 그가 그의 밭머리에 있는 그의 막벨라 굴을 내게 주도록 하되 충분한 대가를 받고 그 굴을 내게 주어 당신들 중에서 매장할 소유지가 되게 하기를 원하노라 하매
- 에브론이 헷 족속 중에 앉아 있더니 그가 헷 족속 곧 성문에 들어온 모든 자가 듣는 데서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 내 주여 그리 마시고 내 말을 들으소서 내가 그 밭을 당신에게 드리고 그 속의 굴도 내가 당신에게 드리되 내가 내 동족 앞에서 당신에게 드리오니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 아브라함이 이에 그 땅의 백성 앞에서 몸을 굽히고
- 그 땅의 백성이 듣는 데서 에브론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합당히 여기면 청하건대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그 밭 값을 당신에게 주리니 당신은 내게서 받으시오 내가 나의 죽은 자를 거기 장사하겠노라
- 에브론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 내 주여 내 말을 들으소서 땅 값은 은 사백 세겔이나 그것이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되리이까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 아브라함이 에브론의 말을 따라 에브론이 헷 족속이 듣는 데서 말한 대로 상인이 통용하는 은 사백 세겔을 달아 에브론에게 주었더니
- 마므레 앞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 곧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과 그 밭과 그 주위에 둘린 모든 나무가
- 성 문에 들어온 모든 헷 족속이 보는 데서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된지라
- 그 후에 아브라함이 그 아내 사라를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 굴에 장사하였더라 (마므레는 곧 헤브론이라)
- 이와 같이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이 헷 족속으로부터 아브라함이 매장할 소유지로 확정되었더라
창세기 24장
-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 아브라함이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 내가 너에게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노니 너는 내가 거주하는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고
-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 종이 이르되 여자가 나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아니하거든 내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이 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돌아가리이까
- 아브라함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을 그리로 데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도록 하라
-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고향 땅에서 떠나게 하시고 내게 말씀하시며 내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그가 그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실지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지니라
- 만일 여자가 너를 따라 오려고 하지 아니하면 나의 이 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오직 내 아들을 데리고 그리로 가지 말지니라
- 그 종이 이에 그의 주인 아브라함의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더라
- 이에 종이 그 주인의 낙타 중 열 필을 끌고 떠났는데 곧 그의 주인의 모든 좋은 것을 가지고 떠나 메소보다미아로 가서 나홀의 성에 이르러
- 그 낙타를 성 밖 우물 곁에 꿇렸으니 저녁 때라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때였더라
- 그가 이르되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 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으러 나오겠사오니 내가 우물 곁에 서 있다가
- 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너는 물동이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말미암아 주께서 내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
-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오니 그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내 밀가의 아들 브두엘의 소생이라
- 그 소녀는 보기에 심히 아리땁고 지금까지 남자가 가까이 하지 아니한 처녀더라 그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을 그 물동이에 채워가지고 올라오는지라
- 종이 마주 달려가서 이르되 청하건대 네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
- 그가 이르되 내 주여 마시소서 하며 급히 그 물동이를 손에 내려 마시게 하고
- 마시게 하기를 다하고 이르되 당신의 낙타를 위하여서도 물을 길어 그것들도 배불리 마시게 하리이다 하고
- 급히 물동이의 물을 구유에 붓고 다시 길으려고 우물로 달려가서 모든 낙타를 위하여 긷는지라
- 그 사람이 그를 묵묵히 주목하며 여호와께서 과연 평탄한 길을 주신 여부를 알고자 하더니
- 낙타가 마시기를 다하매 그가 반 세겔 무게의 금 코걸이 한 개와 열 세겔 무게의 금 손목고리 한 쌍을 그에게 주며
- 이르되 네가 누구의 딸이냐 청하건대 내게 말하라 네 아버지의 집에 우리가 유숙할 곳이 있느냐
- 그 여자가 그에게 이르되 나는 밀가가 나홀에게서 낳은 아들 브두엘의 딸이니이다
- 또 이르되 우리에게 짚과 사료가 족하며 유숙할 곳도 있나이다
- 이에 그 사람이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하고
- 이르되 나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나이다 나의 주인에게 주의 사랑과 성실을 그치지 아니하셨사오며 여호와께서 길에서 나를 인도하사 내 주인의 동생 집에 이르게 하셨나이다 하니라
- 소녀가 달려가서 이 일을 어머니 집에 알렸더니
- 리브가에게 오라버니가 있어 그의 이름은 라반이라 그가 우물로 달려가 그 사람에게 이르러
- 그의 누이의 코걸이와 그 손의 손목고리를 보고 또 그의 누이 리브가가 그 사람이 자기에게 이같이 말하더라 함을 듣고 그 사람에게로 나아감이라 그 때에 그가 우물가 낙타 곁에 서 있더라
- 라반이 이르되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여 들어오소서 어찌 밖에 서 있나이까 내가 방과 낙타의 처소를 준비하였나이다
- 그 사람이 그 집으로 들어가매 라반이 낙타의 짐을 부리고 짚과 사료를 낙타에게 주고 그 사람의 발과 그의 동행자들의 발 씻을 물을 주고
- 그 앞에 음식을 베푸니 그 사람이 이르되 내가 내 일을 진술하기 전에는 먹지 아니하겠나이다 라반이 이르되 말하소서
- 그가 이르되 나는 아브라함의 종이니이다
- 여호와께서 나의 주인에게 크게 복을 주시어 창성하게 하시되 소와 양과 은금과 종들과 낙타와 나귀를 그에게 주셨고
- 나의 주인의 아내 사라가 노년에 나의 주인에게 아들을 낳으매 주인이 그의 모든 소유를 그 아들에게 주었나이다
- 나의 주인이 나에게 맹세하게 하여 이르되 너는 내 아들을 위하여 내가 사는 땅 가나안 족속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택하지 말고
- 내 아버지의 집,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하시기로
- 내가 내 주인에게 여쭈되 혹 여자가 나를 따르지 아니하면 어찌하리이까 한즉
- 주인이 내게 이르되 내가 섬기는 여호와께서 그의 사자를 너와 함께 보내어 네게 평탄한 길을 주시리니 너는 내 족속 중 내 아버지 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 것이니라
- 네가 내 족속에게 이를 때에는 네가 내 맹세와 상관이 없으리라 만일 그들이 네게 주지 아니할지라도 네가 내 맹세와 상관이 없으리라 하시기로
- 내가 오늘 우물에 이르러 말하기를 내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만일 내가 행하는 길에 형통함을 주실진대
- 내가 이 우물 곁에 서 있다가 젊은 여자가 물을 길으러 오거든 내가 그에게 청하기를 너는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 하여
- 그의 대답이 당신은 마시라 내가 또 당신의 낙타를 위하여도 길으리라 하면 그 여자는 여호와께서 내 주인의 아들을 위하여 정하여 주신 자가 되리이다 하며
- 내가 마음속으로 말하기를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와서 우물로 내려와 긷기로 내가 그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내게 마시게 하라 한즉
- 그가 급히 물동이를 어깨에서 내리며 이르되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기로 내가 마시매 그가 또 낙타에게도 마시게 한지라
- 내가 그에게 묻기를 네가 뉘 딸이냐 한즉 이르되 밀가가 나홀에게서 낳은 브두엘의 딸이라 하기로 내가 코걸이를 그 코에 꿰고 손목고리를 그 손에 끼우고
- 내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하사 나의 주인의 동생의 딸을 그의 아들을 위하여 택하게 하셨으므로 내가 머리를 숙여 그에게 경배하고 찬송하였나이다
- 이제 당신들이 인자함과 진실함으로 내 주인을 대접하려거든 내게 알게 해 주시고 그렇지 아니할지라도 내게 알게 해 주셔서 내가 우로든지 좌로든지 행하게 하소서
- 라반과 브두엘이 대답하여 이르되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우리는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 리브가가 당신 앞에 있으니 데리고 가서 여호와의 명령대로 그를 당신의 주인의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라
- 아브라함의 종이 그들의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여호와께 절하고
- 은금 패물과 의복을 꺼내어 리브가에게 주고 그의 오라버니와 어머니에게도 보물을 주니라
- 이에 그들 곧 종과 동행자들이 먹고 마시고 유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가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 그 사람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소녀를 불러 그에게 물으리라 하고
- 리브가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그가 대답하되 가겠나이다
- 그들이 그 누이 리브가와 그의 유모와 아브라함의 종과 그 동행자들을 보내며
- 리브가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머니가 될지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 문을 얻게 할지어다
- 리브가가 일어나 여자 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가니 그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가니라
- 그 때에 이삭이 브엘라해로이에서 왔으니 그가 네게브 지역에 거주하였음이라
-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낙타에서 내려
- 종에게 말하되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냐 종이 이르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가 너울을 가지고 자기의 얼굴을 가리더라
- 종이 그 행한 일을 다 이삭에게 아뢰매
-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본문 해설
그 일 후에 찾아온 시험과 세 장의 흐름
어제 우리는 이삭이 태어나고 브엘세바에 에셀 나무가 심기는 장면까지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평온한 날들 뒤에 찾아온 아브라함 생애의 가장 깊은 시험에서 시작합니다. 창세기 22장은 모리아 산의 번제를, 23장은 사라의 죽음과 막벨라 굴 매입을, 24장은 이삭의 아내를 구해 오는 긴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백 년을 기다려 얻은 아들을 드리는 이야기에서 시작해, 그 아들이 가정을 이루는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세 장입니다.
이 세 장을 하나로 꿰는 실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이 준비하신다는 한 문장입니다. 22장에서는 숫양을 준비하시고, 23장에서는 무덤 자리를 준비하시며, 24장에서는 신부를 준비하십니다.
그러니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의 영웅담이 아닙니다. 사람이 손을 놓은 자리에서 이미 앞질러 일하고 계신 하나님에 대한 기록입니다.
모리아 땅과 성전 산의 자리

2절의 모리아 땅이 어디인지 성경이 직접 알려 줍니다. 역대하 3장 1절은 솔로몬이 예루살렘 모리아 산에 여호와의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했다고 기록합니다. 다시 말해 아브라함이 칼을 들었던 그 산등성이가 훗날 성전이 서고 수많은 제물이 드려진 자리가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오늘날 그 산 위 바위 돔 안에 드러나 있는 거대한 반석입니다. 유대 전승은 이 바위를 성전의 지성소가 있던 자리로 여겨 왔습니다. 수천 년 동안 한 장소가 이 이야기의 기억을 품고 서 있는 셈입니다.
브엘세바에서 예루살렘까지는 직선으로도 팔십 킬로미터가 넘습니다. 나귀를 끌고 아이와 종들과 함께 걸었으니 사흘 길이 걸렸다는 4절의 기록이 자연스럽게 들어맞습니다.
그 사흘이 아브라함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칼을 들어야 할 산을 향해 한 걸음마다 아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걷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명령을 주시고 곧바로 실행하게 하지 않으셨고, 생각할 시간을 넉넉히 주셨습니다.
네 사랑하는 독자라는 한마디의 무게
1절의 시험하시려고라는 표현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여기 쓰인 히브리어 나사는 금속을 불에 넣어 순도를 드러내듯 이미 있는 믿음을 드러내 보이시는 일을 뜻합니다. 야고보서 1장 13절은 하나님이 사람을 악으로 유혹하지 않으신다고 못 박으니, 이 시험은 넘어뜨리려는 함정이 아니라 드러내시려는 저울입니다.
2절의 호칭은 읽을수록 숨이 막힙니다.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그리고 이삭이라는 이름까지 네 겹으로 조여 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무엇을 잃어야 하는지 조금도 흐리지 않으셨습니다.
이 표현이 어디서 다시 들려오는지 아시나요? 요한복음 3장 16절의 독생자를 주셨으니라는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요구하셨던 그 일을, 하나님은 훗날 자신이 친히 행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장면을 읽을 때 우리는 두 산을 겹쳐 보아야 합니다. 이삭이 결박된 모리아와 독생자가 못 박힌 골고다입니다. 아브라함의 칼은 멈췄지만 하늘 아버지의 손은 멈추지 않았으니, 거기에 우리의 구원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순종과 사흘 길
3절에 담긴 네 개의 동작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종들과 아들을 데리고, 나무를 쪼개어 떠났다는 기록입니다. 성경은 그의 눈물이나 밤새 뒤척인 마음을 적지 않고 묵묵한 행동만 나열합니다.
순종에는 늘 미루고 싶은 마음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날이 밝자마자 움직였습니다. 미루지 않는 순종이 그가 평생 배운 신앙의 열매였습니다.
5절의 말에는 놀라운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종들에게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 하고 말했으니, 그는 아들과 함께 내려올 것을 내다본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 19절은 그 속마음을 이렇게 풀어 줍니다. 하나님이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도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했다는 설명입니다.
6절의 그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불과 칼을 들고 아들이 제물로 쓸 나무를 지고 산을 올라갑니다. 요한복음 19장 17절에서 예수님이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로 나아가신 장면과 겹쳐지지 않나요? 창세기의 한 장면이 복음서를 미리 그려 놓은 것입니다.
번제할 어린 양을 묻는 아들
7절은 성경에서 가장 가슴 아픈 대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삭이 내 아버지여 하고 부르자 아브라함은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하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묻습니다. 불과 나무는 있는데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느냐는 물음입니다.
아버지는 무엇이라 답했을까요? 8절의 대답이 이 장의 심장을 이룹니다.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는 말씀입니다.
여기 준비하신다로 옮긴 히브리어 이르에는 본래 본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보신다는 말과 하나님이 공급하신다는 말이 한 단어에 들어 있는데, 성경의 어법에서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곧 돌보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켜 외친 말씀이 바로 이 질문의 최종 답입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는 요한복음 1장 29절의 선포입니다. 이삭이 모리아에서 던진 물음이 이천 년 뒤 요단 강가에서 응답을 얻은 셈입니다.
결박된 이삭과 멈추어 선 칼

9절의 결박하여라는 동작에서 유대 전통은 이 사건을 아케다, 곧 묶음이라고 부릅니다. 본문에 이삭이 저항했다는 말은 한 줄도 없습니다. 나무를 지고 산을 오를 만큼 자란 청년이 노인의 손에 순순히 묶였다는 뜻이니, 이 순종은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10절에서 칼이 올라갔고, 11절에서 하늘이 그를 불렀습니다.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고 이름을 두 번 부르시는 다급한 음성입니다. 성경에서 이름을 거듭 부르시는 자리는 언제나 절박한 순간입니다.
12절의 말씀을 오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하셨는데, 이것은 하나님이 모르셨다가 알게 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의 언어로 그 믿음이 이제 눈에 보이게 드러났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13절의 숫양을 보시기 바랍니다.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 한 마리가 뒤에 있었고, 아브라함은 그것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습니다. 대신한다는 이 한 단어에 구약 제사 제도의 뼈대가 들어 있고, 훗날 레위기 전체가 이 원리를 풀어내게 됩니다.
여호와 이레: 준비하시는 하나님

14절에서 아브라함이 그 땅에 이름을 붙입니다. 여호와 이레, 곧 여호와께서 준비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람들 사이에 한 속담이 생겼습니다.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꼭 짚을 것이 있습니다. 숫양은 아브라함이 칼을 든 뒤에 눈에 보였지만, 그 숫양은 이미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준비는 우리가 발견하는 시점보다 언제나 앞서 있습니다.
15절부터 18절은 하나님이 자기를 가리켜 맹세하시는 장면입니다. 히브리서 6장 13절은 하나님이 자기보다 더 큰 이가 없으므로 자기를 가리켜 맹세하셨다고 설명합니다. 사람 사이의 계약은 깨질 수 있지만, 하나님이 자신을 걸고 하신 약속은 무너질 길이 없는 보증입니다.
18절의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라는 말씀은 특별히 소중합니다. 갈라디아서 3장 16절은 이 씨가 여럿이 아니라 한 사람, 곧 그리스도를 가리킨다고 못 박아 줍니다. 모리아의 언약은 결국 갈보리에서 성취되었고, 다시 오실 그분이 세우실 나라에서 온전히 드러날 것입니다.
사라의 죽음과 헤브론의 애통

23장 1절은 성경에서 여인의 나이를 분명히 적어 준 드문 구절입니다. 사라가 백이십칠 세를 살았다고 적어 둡니다. 이삭이 서른일곱 살쯤 되었을 무렵이니, 모리아 사건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으로 보입니다.
2절은 담담하지만 무겁습니다. 아브라함이 들어가서 슬퍼하며 애통하다가 그 시신 앞에서 일어났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 애통으로 옮긴 히브리어 미스페드는 소리 내어 통곡하는 공적인 애도를 가리킵니다.
믿음의 사람도 이렇게 우는 것이 맞을까요? 물론 맞습니다. 주님도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고, 데살로니가전서 4장 13절은 슬퍼하지 말라고 하지 않고 소망 없는 자와 같이 슬퍼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4절의 자기 소개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예순 해 가까이 살아온 땅에서 스스로를 나그네요 거류하는 자라고 불렀습니다. 히브리서 11장 10절은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다고 설명하니, 그의 정체성은 끝까지 순례자였습니다.
막벨라 굴 매입과 헷 족속의 법

23장의 거래 장면은 고대 근동 법 문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거래는 성문에 들어온 모든 자가 듣는 데서 이루어졌고, 밭과 굴과 그 주위에 둘린 모든 나무까지 하나하나 명시되었습니다. 나무 숫자까지 적는 방식은 헷 족속의 토지 문서에서 흔히 확인되는 형식입니다.
에브론은 처음에 밭을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선물을 거절하고 값을 치르겠다고 고집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선물로 받은 땅은 언제든 되돌려 달라고 할 수 있지만, 값을 치러 등기된 땅은 영원한 소유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값은 은 사백 세겔이었습니다. 이 금액의 크기를 짐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훗날 오므리 왕이 사마리아 산 전체를 은 두 달란트에 샀다고 열왕기상 16장 24절이 적는데, 한 달란트가 삼천 세겔 정도이니 사백 세겔은 굴 하나 값으로 결코 헐한 값이 아니었습니다.
16절의 달아라는 표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세겔이 주화가 아니라 무게 단위로 쓰이던 시대의 거래 방식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주화는 훨씬 후대에 등장하니, 이 기록이 족장 시대의 실제 관행을 반영한다는 증거가 됩니다.
그런데 이 매입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하나님이 가나안 온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신 사람이, 평생 가진 땅은 아내를 묻을 굴 하나였습니다. 그는 그 한 조각을 붙들고 약속의 성취를 기다렸고, 그 무덤에 자신과 이삭과 리브가와 야곱과 레아가 차례로 묻혔습니다.
허벅지 밑의 맹세와 우물가의 기도

24장은 창세기에서 가장 긴 장으로, 예순일곱 절에 걸쳐 한 편의 여행기를 펼칩니다. 1절에서 아브라함은 나이가 많아 늙었고, 이제 남은 과제는 하나뿐입니다. 약속의 아들에게 맞는 아내를 구하는 일입니다.
2절의 맹세 방식이 낯설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하는 요구인데, 이는 자손과 언약의 표가 있는 자리에 손을 두고 하는 가장 엄숙한 서약이었습니다. 창세기 47장 29절에서 야곱도 요셉에게 같은 방식을 요구합니다.

종이 향한 곳은 메소보다미아의 나홀의 성, 곧 하란 일대였습니다. 위 사진들이 바로 그 하란의 유적과 전통 가옥입니다. 아브라함이 칠십오 세에 떠나온 그 땅으로 다시 사람을 보내는 장면이니, 이야기가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는 느낌입니다.
낙타 열 필을 끌고 떠났다는 10절을 두고 어떤 학자들은 이 시대에 낙타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중기 청동기 알랄라크에서 나온 토기 문양에는 짐을 실은 낙타가 등장하고, 제3천년기 메소포타미아 어휘 목록에도 낙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본문의 서술을 그대로 역사로 받아들입니다.
12절의 기도가 참 아름답습니다. 그는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를 부르며 오늘 순조롭게 만나게 해 달라고 구했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주인에게 은혜를 베풀어 달라는 간구였습니다.
리브가의 물동이와 너울 쓴 신부

종이 구한 표징은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물을 청할 때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겠다고 말하는 처녀를 보여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목마른 낙타 한 마리가 백 리터가 넘는 물을 마시니, 열 마리라면 물동이로 수십 번을 길어야 하는 노동입니다.
다시 말해 그가 구한 것은 미모나 가문이 아니라 묻지 않은 수고까지 자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고르실 때 이력서를 보지 않으시고 이런 자리를 보십니다.
15절의 표현이 감동적입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메고 나왔다는 기록입니다. 이사야 65장 24절의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고라는 말씀이 여기서 미리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22절에서 종이 건넨 예물의 무게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반 세겔 무게의 금 코걸이와 열 세겔 무게의 금 손목고리 한 쌍입니다. 숫자를 적어 둔 이 꼼꼼함이 이 기록을 전설이 아니라 보고서로 읽게 만들어 줍니다.
50절에서 라반과 브두엘의 대답이 나옵니다.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우리는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하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58절에서 리브가가 한마디로 결단합니다. 네가 가겠느냐는 물음에 가겠나이다 하는 대답이었습니다.
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가겠다고 말하기가 쉬웠을까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브라함이 칠십오 세에 떠난 것과 같은 믿음의 걸음을 내디뎠고, 그래서 창세기 24장은 두 세대의 순종이 만나는 장이 됩니다.
마지막 장면은 조용하고 따뜻합니다. 이삭이 저물 때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낙타들이 오는 것을 보았고, 리브가는 너울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리고 67절이 이렇게 맺습니다. 이삭이 그를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아내로 삼아 사랑하였으며,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하는 문장입니다. 상실의 자리에 하나님이 새 사람을 보내 주신 것입니다.
묵상과 적용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주는 첫 번째 말씀은 가장 사랑하는 것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재산이나 건강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백 년을 기다려 받은 아들, 그가 가장 사랑한 것을 지목하셨습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이삭이 있습니다. 어떤 분에게는 자녀이고, 어떤 분에게는 평생 쌓아 온 경력이며, 어떤 분에게는 지켜 온 명예나 노후 자금입니다.
하나님이 그것을 빼앗으려 하신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손을 펴게 하시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숫양을 발견한 자리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손을 완전히 내려놓은 다음에 눈을 들어 준비된 것을 보았습니다. 쥐고 있는 손에는 아무것도 담길 수 없는 법입니다.
두 번째로 미루지 않는 순종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아브라함은 밤새 고민했을 텐데도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짐을 꾸렸습니다. 순종을 미루는 동안 마음속에서는 합리적인 이유가 계속 자라납니다.
구체적으로 적용해 보십시오. 용서해야 할 전화 한 통, 돌려주어야 할 돈, 정리해야 할 관계, 시작해야 할 새벽 기도가 있다면 내일이 아니라 오늘 아침에 하십시오. 순종의 때를 놓치면 순종의 능력도 함께 사라집니다.
세 번째 적용은 애통할 줄 아는 믿음입니다. 아브라함은 사라의 시신 앞에서 소리 내어 울었고, 그다음에 일어나 무덤 자리를 구했습니다. 울고 나서 일어서는 순서가 참 중요합니다.
신앙이 좋으면 슬퍼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성경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상실을 겪은 지체 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서둘러 위로의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앉아 울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의 소망을 조용히 붙들어 주면 됩니다.
네 번째로 나그네의 정체성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아브라함은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도 겨우 무덤 한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나그네요 거류하는 자라고 불렀습니다.
오늘 우리는 집과 자동차와 노후를 준비하며 살아갑니다. 그 모든 준비를 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고, 그것이 영원한 본향을 대신하지 않게 하라는 권면입니다. 다시 오실 주님과 그분이 세우실 나라를 바라보는 사람은 이 땅의 것을 손에 쥐되 마음에 못 박지는 않습니다.
다섯 번째로 종의 기도를 배우시기 바랍니다. 그는 우물가에서 자기 형통을 구하지 않고 주인의 은혜를 구했고, 응답을 받자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숙여 경배했습니다. 받기 전에 구하고 받은 뒤에 감사하는 이 순서가 기도 생활의 기본입니다.
가정과 직장에서도 이렇게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일이 잘되게 해 달라는 기도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내가 섬기는 자리와 사람들에게 은혜가 임하게 해 달라고 구하는 기도입니다. 그런 기도에는 하나님이 응답하시기를 기뻐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자녀와 다음 세대의 신앙을 위해 결단하시기 바랍니다. 아브라함은 아들의 배우자 문제를 운이나 감정에 맡기지 않고 언약 안에서 구했습니다. 오늘 우리 가정에서도 자녀의 진로와 만남을 두고 기도의 자리를 지켜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억지로 조종하는 것과 기도로 맡기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아브라함은 종에게 여자가 따라오려 하지 않으면 네가 맹세와 상관이 없다고 미리 말해 두었습니다. 사람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하나님의 인도를 신뢰하는 이 균형이 참으로 성숙한 믿음입니다.
예화
아침 식사가 없던 날의 고아원

19세기 영국 브리스톨에 조지 뮐러라는 목회자가 있었습니다. 프로이센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에는 술과 거짓말과 빚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고, 감옥에 갇힌 적도 있는 사람입니다. 회심한 뒤 영국으로 건너와 1836년부터 브리스톨에서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세운 원칙은 참으로 단호합니다. 누구에게도 후원을 요청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만 아뢴다는 것이었습니다. 모금 편지를 보내는 일도, 설교 중에 재정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없습니다. 그렇게 육십여 년 동안 애슐리 다운에 다섯 채의 고아원을 세워 일만 명이 넘는 아이들을 먹이고 가르쳤습니다.

그 세월 가운데 가장 널리 전해지는 장면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뮐러의 집에서 자란 아비게일 타운센드가 훗날 회상으로 남긴 이야기입니다. 어느 아침, 식당에는 삼백 명의 아이들이 식탁에 앉아 있었는데 접시 위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부엌에도 돈통에도 남은 것이 없는 날이었습니다.
뮐러는 아이들에게 손을 모으게 하고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먹을 것을 주실 것을 감사한다는 짧은 기도였습니다. 그 기도가 끝나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밤새 잠이 오지 않아 빵을 구웠다는 동네 빵집 주인이 세 바구니의 빵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조금 뒤에 또 한 번 문이 열렸습니다. 고아원 앞에서 우유 수레의 바퀴가 부러진 우유 장수가, 수레를 고치는 동안 우유가 상할 테니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날 아침 삼백 명은 빵과 신선한 우유로 배를 채웠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구절이 떠오르시나요?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는 창세기 22장 8절입니다. 뮐러의 접시가 비어 있던 그 아침에도, 빵은 이미 반죽되어 오븐 안에서 부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준비는 우리가 알아보는 시간보다 늘 몇 시간 앞서 있습니다.
닝보의 우물가에서 만난 두 사람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중국내지선교회를 세운 허드슨 테일러입니다. 그는 1853년 스물한 살에 중국으로 떠났고, 상해와 닝보에서 사역하며 중국인의 옷을 입고 변발을 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당시 서양 선교사들 사이에서 그 선택은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로 여겨져 비웃음을 사기까지 합니다.
그 무렵 닝보의 여학교에서 가르치던 마리아 다이어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말라카에서 사역하다 세상을 떠난 선교사 새뮤얼 다이어의 딸로,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고 중국으로 돌아온 사람입니다. 두 사람 모두 중국을 사랑했고, 두 사람 모두 가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1857년 테일러가 마음을 밝혔을 때 돌아온 것은 거센 반대뿐입니다. 마리아를 보호하던 선교사 메리 앤 올더시는 테일러를 학력도 안수도 교단의 후원도 없는 무책임한 청년으로 보았습니다. 마리아에게는 그 결혼을 포기하라는 압박이 쏟아졌습니다.
두 사람은 어떻게 했을까요? 다투거나 밀어붙이지 않고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테일러는 영국에 있는 마리아의 후견인 외삼촌 윌리엄 타른에게 편지를 써 사정을 알렸고, 답장을 받기까지 여러 달이 걸립니다. 마침내 허락이 왔고, 두 사람은 1858년 1월 20일 닝보에서 결혼했습니다.
그 결혼이 어떤 열매를 맺었을까요? 마리아는 중국어에 능통하여 남편의 사역을 든든히 받쳐 주었고, 1865년 중국내지선교회가 태어나는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그녀는 1870년 서른셋에 세상을 떠났지만, 두 사람이 함께 뿌린 씨에서 수천 명의 선교사와 수십만 명의 중국인 신자가 자라났습니다.
창세기 24장의 늙은 종이 우물가에서 구한 것도 결국 하나님이 정하신 사람입니다. 테일러 부부의 이야기도 결국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사람의 반대와 형편의 부족 속에서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시는 길이 있으니, 그 길은 떼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로 기다리는 사람에게 열립니다.
기도
먼저 우리 자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것조차 하나님 앞에 손을 펴 드릴 수 있는 믿음을 주시기를 구하며, 순종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 바로 실행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아울러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사는 정체성을 잃지 않기를 기도드립니다.
가정을 위해서는, 자녀의 진로와 만남을 조종하지 않고 기도로 맡기는 부모가 되기를 구합니다.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는, 상실을 겪은 지체 곁에 함께 앉아 울어 주고 부활의 소망을 전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이 나라의 가정들이 언약 위에 세워지기를, 그리고 열방에서 복음을 위해 결혼과 가정을 드리는 일꾼들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아룁니다.
준비하시는 하나님 여호와 이레시여, 오늘 주님 앞에 나아갑니다. 주님은 저희가 눈을 들기 전에 이미 숫양을 수풀에 두신 분이시며, 저희가 부르기 전에 응답을 준비하신 분이심을 믿습니다. 그 신실하심을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엎드립니다.
독자를 아끼지 아니하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브라함의 칼은 멈추었으나 주님의 손은 멈추지 않으셨고, 모리아의 숫양이 가리킨 그 어린 양이 골고다에서 저희를 대신하셨습니다. 그 사랑을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제 손에 꽉 쥐고 있는 것들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자녀와 일과 건강과 노후의 염려까지 주님의 손에 올려 드리오니, 그것들이 주님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손을 펴는 그 자리에서 주님의 준비를 보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라의 무덤 앞에서 울고 일어선 아브라함처럼, 저희도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다시 일어서게 하여 주옵소서. 소망 없는 자와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그 성을 바라보며 걷게 하여 주옵소서.
우물가에서 주인의 은혜를 구한 종의 기도를 저희에게도 주옵소서. 내 일이 잘되는 것보다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먼저 구하게 하시고, 응답을 받은 자리에서 즉시 머리를 숙여 경배하게 하여 주옵소서. 은혜로 시작하신 구원을 거룩한 삶으로 이어 가며,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말씀을 아브라함의 씨로 오신 저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보면 좋은 영상
레퍼런스
-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대한성서공회, 1998. 본문 출처: https://www.bskorea.or.kr
- Matthew Henry, Commentary on the Whole Bible, Vol. 1 (Genesis to Deuteronomy), 1708–1710; Christian Classics Ethereal Library 판 참조. (창 22~24장 주해)
- John Wesley, Explanatory Notes upon the Old Testament, Bristol: William Pine, 1765. (창세기 22~24장 주해)
- John Wesley, Sermon 85: On Working Out Our Own Salvation, 1785. (은혜로 시작된 구원과 성화의 동시 강조)
- Henry M. Morris, The Genesis Record: A Scientific and Devotional Commentary on the Book of Beginnings, Grand Rapids: Baker Book House, 1976.
- C. I. Scofield, ed., The Scofield Reference Bib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09. (모리아와 아브라함 언약에 관한 주)
- John MacArthur, ed., The MacArthur Study Bible, Nashville: Word Publishing, 1997. (창 22~24장 주)
- Kenneth A. Mathews, Genesis 11:27–50:26, The New American Commentary 1B, Nashville: Broadman & Holman, 2005.
- James B. Pritchard, ed., Ancient Near Eastern Texts Relating to the Old Testament, 3rd ed.,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69. (헷 족속 토지 문서와 누지 문서의 매매 계약 형식)
- Richard S. Hess, Israelite Religions: An Archaeological and Biblical Survey,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7. (중기 청동기 알랄라크 토기의 낙타 문양과 제3천년기 낙타 기록)
- Titus Kennedy, Unearthing the Bible: 101 Archaeological Discoveries That Bring the Bible to Life, Eugene: Harvest House, 2020. (족장 시대 관습과 고고학 자료)
- George Müller, A Narrative of Some of the Lord’s Dealings with George Müller, 4 vols., London: J. Nisbet, 1837–1886. (브리스톨 고아원의 재정 기록과 기도 응답)
- Arthur T. Pierson, George Müller of Bristol, New York: Baker and Taylor, 1899. (애슐리 다운 고아원과 아비게일 타운센드의 회상)
- Howard Taylor and Mary Geraldine Taylor, Hudson Taylor in Early Years: The Growth of a Soul, London: China Inland Mission, 1911. (마리아 다이어와의 결혼 과정과 1858년 1월 20일 닝보 결혼식)
- Mary Geraldine Guinness, The Story of the China Inland Mission, London: Morgan & Scott, 1893. (허드슨 테일러 부부의 초기 사역 기록)
- 이미지 출처(모두 위키미디어 공용에서 크기를 줄여 주소로 임베딩함): 예루살렘 성전 산 항공 사진, Godot13, CC BY-SA 4.0 / 바위 돔 내부 반석 사진, 매트슨 사진관, 퍼블릭 도메인 / 「아브라함의 희생」, 렘브란트, 에르미타주 미술관, 퍼블릭 도메인 / 노퍽혼 숫양 사진, Evelyn Simak, CC BY-SA 2.0 / 헤브론 막벨라 굴 건물 사진, Djampa, CC BY-SA 4.0 / 막벨라 굴 전경 사진(2007), 퍼블릭 도메인 / 하란 유적 사진, Alen Ištoković, CC BY 3.0 / 하란 벌집 가옥 사진, Dosseman, CC BY-SA 4.0 / 네게브 낙타 대상 사진, 이스라엘 정부공보실, CC BY 4.0 / 「우물가의 리브가」, 파올로 베로네세, 워싱턴 국립미술관, CC0 / 조지 뮐러 초상, 퍼블릭 도메인 / 애슐리 다운 고아원 사진, 퍼블릭 도메인 / 허드슨 테일러와 마리아 다이어 사진, 퍼블릭 도메인.